어릴 때 말고, 머리가 다 크고 나서 이렇다 할 성취를 하지 못했다. 핑계는 많았지만, 결국은 내 나태함 때문이었다. 뭐, 이렇게 되고 나면 인생이 좀 피곤하다. 박봉에, 내 영역을 공고히 하지 못한 채 사회에서 한 부분을 차지하면서, 한 사람 몫을 해내려고 애쓰는 것은 정말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버거운 일이다. 어릴 땐 몰랐지, 내가 그렇게 놀 때 이런 삶이 내 앞에 기다리고 있을 거란 걸 말이다. 일찌기 성취를 하지 못한 청춘은 항상 자기확신이 들지 못해 언제나 스탠바이를 하고있는 긴장된 삶의 연속이다. 대충 삶의 기대치를 낮춰서, 여기에 안주하고 몸이 조금 더 힘들고, 조금 적은 돈을 벌면서 좁은 집에 살고, 덜 맛있는 걸 먹어가면서 그저 아주 조금씩 저축한 걸로 절약하며 살아갈 생각이라면, 마음이라도 편하겠는데 이게 그렇지도 못하다. 준거집단인 친구들의 현 사회적 지위와 괴리된 내 위치, 비단 그런 비교가 없더라도 기본적으로 생각해온 삶의 질이란 게 있는데, 그걸 훨씬 밑도는 삶을 살아가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다. 그것도 누굴 탓할 수도 없는 오롯이 내 나태함 때문이라면, 그건 정말 못견딜 정도로 괴롭다. 그래서, 삶이 힘들어도 뭐든 계속 현재보다 나아지기 위한 시도를 멈출 수가 없는데, 공부든 사업이든 내가 이렇게 월에 억 정도를 벌고 싶다고 '워럭맨'이라고 자칭하고 지껄이는 블로그로 인한 광고 수익이든, 뭐든 다 현재 내 상황보다 조금씩 나아지고자 하는 나의 몸부림 같은 거다.
준비하던 시험이 있었다. 대단한 건 아니지만, 취득하게 된다면 내 운신의 폭이 조금은 넓어질 수 있을 터였는데, 절반밖에 못했다. 1차 합격이란 게 정말 피곤하고 귀찮은 일이다. 아예 가능성도 보이지 않으면 그냥 쉽사리 손을 놓을텐데, 몇 해 째 일차만 합격을 하고, 디테일한 법령을 다루는 2차과목에 소홀하면서, 의미없는 수험생활을 지속하고 있다. 예전에 불 붙어서 막 책을 볼 때는 이 분야 자체가 흥미롭고 재미있었는데, 어쩌다 삐끗 미끄러지고 나서 생활이 바빠지다 보니까, 진득히 책을 볼 시간도 없고 해마다 새로운 내용 업데이트를 하는 것도 피곤해 흥미가 조금 떨어졌다. 한동안 손을 놓고 지내다가, 시험이 임박해서 그나마 조금 책을 봤다. 일상이 바쁘고, 일 외적으로도 챙겨야할 삶의 범위가 넓어지다 보니까, 공부라는 게 조금 힘들다. 앉아서 책을 보고 문제집을 푸는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한 것도 그렇지만, 공부 외에 벌려놓은 일도 많아 수습이 되지 않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부에 손을 놓을 수는 없다. 꾸준히 하지는 않았지만, 그나마 내가 진행하고 있는 일 중 가장 결론에 가까운 일이다. 이 분야에 흥미가 없어졌다는 이유만으로 포기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작을 해놓고 제대로 마무리를 하지 못한 일들을 잔뜩 깔고 살아가고 있지만, 이것마저 그대로 깔고 없었던 일 처럼 다시 새로운 일을 하면서 잘 살아갈 자신이 없다. 일차시험을 세 번 합격했다는 건, 이차 시험 또한 하면 될 거란 건데 정말 노력을 해서 도전을 하면 할 수 있을 것 같은 사이즈가 나오는데도 어영부영 하지 못한 것이 맞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공부에 좀 집중을 하고 몰입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해봤다. 내가 일과 외의 시간에 공부에 집중을 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를 꼽았더니 바로 블로그였다. 적어도 하루에 한 개 이상의 글을 쓰고 싶어서, 모니터 앞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 편이었다. 이것 또한, 어떻게 성공으로 가는 길 중 하나라고 생각을 하는 분야기 때문에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루 중 많은 시간을 할애해버리는데, 그게 너무 많아져서 다른 뭔가를 할 시간이 부족해져버린 것이다. 글 한개 당 어느 정도의 수익이 난다는 평균적인 예상치도 없어, 어느 바람에 어느 물결에 수익이 날 줄 몰라서 주제를 가리지 않고, 어떤 글이라도 하루에 한 두개씩 강박적으로 블로그에 쓰려고 하고 있었던 모습이었다. 그게 오히려 수익도 나지 않는 데 매달려 있는 듯한 형국이 되어 다른 해야할 일들을 하지 못한 것이 되레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했는데, 여기서 갑자기 좋은 생각이 들었다.
그건 바로 '공부하는 것'을 주제로 한 포스팅을 하자는 것이었다. 지금 하고있는 게, 정말 흔하고 수요가 많은 공부인데다, 가끔 특정 부분을 몰라서 책을 찾아볼 때가 있는데, 익숙한 부분이 아니라 몰랐을 거라 단번에 해당 부분을 펼쳐서 학습을 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다. 그럴 때, 해당 내용을 주제로 포스팅을 하면서 단순 설명이 아니라 내가 헷갈렸던 부분과 그걸 어떻게 이해를 하게 되었는지까지 유기적으로 설명을 할 수 있어, 해당 주제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설명할 수 있는 글을 작성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내가 평소에 책보는 시간이 없다고 핑계대는 게 블로그 포스팅인데, 블로그 포스팅을 책 속 내용을 바탕으로 한다면, 포스팅을 하기 위해서라도 공부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하, 오늘도 포스팅해야 하는데 책은 언제 보지... 이런 고민을 일거에 날려버릴 수 있는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퇴근 후 지루해질 때까지 책을 보다가, 책이 지루해질 무렵 책 속 내용에 대한 포스팅을 하면서 지루함을 좀 달랠 수 있도록, 지겨운 수험생활과 블로그 활동을 융합해나가봐야겠다. 잘 해나갈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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